지혜의 숲

본 소설은 한국불교계의 대표적인 학자인 고 병고 고익진 교수를 기리기 위해 그의 가르침과 발자취를 밝히는 작업의 일환으로 창작되었다. 학문적 업적 외에도 인간적인 고뇌와 수행과정은 물론 지극히 제자들을 아끼고 사랑하며 바른 길로 인도하는 스승의 모습을 짚어보기 위한 것이다. 병고 고익진 교수는 아함에서 대승까지는 물론 산스크리트어와 팔리어 원전에서 한국불교전서까지를 망라한 방대한 연구업적을 쌓았다. 철학적 연구에서 역사적 연구까지를 모두 아우른 한국 불교사에 유일한 불교학자였다. 더욱이 치열한 구도자이자 평생 동안 지병을 앓으면서도 보살의 길에 정진한 신실한 불자였다. 무엇보다 고익진 교수는 인문학 전반에 걸친 학문적 영향력 이외에도 철저한 비판정신과 창의적인 연구정신을 추구하여 학자로서 표본이 되었다. 항시 소신있는 연구 자세를 강조하며 몸소 실천했다. 짧은 생을 연구와 수행에 정진한 이 시대의 진정한 불자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훌륭한 학자였다.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학문하는 이들에게 커다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불꽃같은 짧은 생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영원한 좌표를 남겨 두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정신이 우리의 가슴에서 깊어지는 것은 그가 평생 추구한 학자로서의 모습과 수행자로의 삶이 따르고 받들어야 할 귀감이 되었기 때문이다. 짧은 인연이었지만 그의 곁에서 가장 치열한 순간을 경험했기에 스승의 삶을 추억하며 그 발자취를 기린다.